이의 피

머리를 자른지 아직 반년이 차지 않아 망설였지만, 반년을 꼬박 지켜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자전거를 마구 밟아주었더니 어느새 여성회관 앞에 서 있었다 머리를 잘라 달랬는데 이번에도 아주머니는 머리털만 자른다 이번에도 나는 죽을까봐 항의하지 않는다 머리 기르느라 힘드셨겠어요 힘들긴요, 그냥 가만 내버려 뒀을 뿐입니다 이거 파마하신 거예요? 아뇨, 스스로 물결이 이네요, 어쩔땐 물살이 거세 골치가 아프죠 예쁘게 웨이브졌는데, 자르기 아깝다 아깝긴요, 자르고 나면, 어느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