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여덟개의 복

      팔복(八福) 마태복음 5장 3-12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플…

구월의 이틀….

    구월도 어느덧 이틀 남짓 남았다. 구월은 뜨겁고, 혹은 뜨거웠고, 차가워진다. 구월의 이틀은, 마치 사십대의 또는 오십대의, 두어 달 내지는 한두 해처럼도 들린다. 지금, 나를 감싸고 있는, 뜨거웠으나 차가워지는 시간들.   류시화의 시, 그리고 다시 쓴 시, 같은 제목으로 장정일이 썼던 소설, 모든 <구월의 이틀>은 아름답고 쓸쓸하다.           구월의 이틀     소나무숲과…

과꽃 _ 채광석

    과 꽃   광주에서 순 깡패짓만 골라하던 그 새끼 인문고 문턱에도 못 가보고 겨우 상고에나 다니던 그 새끼 툭하면 땡땡이치고 툭하면 야 꼬마야 돈 내놔 야 꼬마야 누나 내놔 하던 그 새끼가 어느날 군인이 되어 우리 집에 찾아왔어 학교 끝나는 시간만 되면 스포츠 머리에 기름 발라 넘기고 어이 은희씨 수피아 여고생허고 상고생허곤 영…

바람이 자꾸 잠을 몰아….

이 악물고 울음을 참아도 얼굴이 분해되지 않는다. 이상하다. 마른 풀더미만 눈에 보인다. 밤에는 눈을 떠도 잠이 오고, 바람이 자꾸 잠을 몰아 한곳에 쌓아 놓는다. 

– 황동규

황동규는 방법론적 긴장의 시인이다. 긴장된 자기를 확인하기 위해 긴장하지 않은 자기를 회의하고 비판하고, 긴장하지 않은 자기를 버리기 위해 긴장된 자기를 일깨운다. 긴장은 그의 시작의 감추어진 원리이다.

– 김현

욕망하는 기계들

<그것>은 어디서나 작동하고 있다. 때로는 멈춤 없이, 때로는 중단되면서. <그것>은 숨쉬고, <그것>은 뜨거워지고, <그것>은 먹는다. <그것>은 똥을 누고 성교를 한다. 그것이라고 불러버린 것은 얼마나 큰 잘못인가. 어디서나 그것들은 기계들인데, 결코 은유적으로가 아니다 : 연결되고 연접해 있는 기계들의 기계들이다. 한 기관기계器官機械는 한 원천기계源泉機械에 연결되어 있다 : 하나는 흐름을 내보내고, 다른 하나는 그 흐름을 끊는다. 유방은 젖을…

말할 수 없는, 말이 없는

영원한 것에 대한 철학자의 경험, 플라톤에게는 ‘말할 수 없는'(arrheton)…. 아리스토텔레스에게는 ‘말이 없는'(aneu logou)…. 이후에는 역설적으로 ‘정지한 지금 시간'(nunc stans)으로 개념화되었던 이 경험…. …. 정치적으로 말해서, 죽는다는 것이 ‘인간들 사이에서 존재하기를 그치는 것’이라면 영원한 것의 경험도 일종의 죽음이며, 이 죽음을 실재적인 죽음과 구별시키는 유일한 것은 어떤 살아있는 피조물도 오랫동안 이를 견디어낼 수 없기 때문에 이 죽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