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의 이틀….

    구월도 어느덧 이틀 남짓 남았다. 구월은 뜨겁고, 혹은 뜨거웠고, 차가워진다. 구월의 이틀은, 마치 사십대의 또는 오십대의, 두어 달 내지는 한두 해처럼도 들린다. 지금, 나를 감싸고 있는, 뜨거웠으나 차가워지는 시간들.   류시화의 시, 그리고 다시 쓴 시, 같은 제목으로 장정일이 썼던 소설, 모든 <구월의 이틀>은 아름답고 쓸쓸하다.           구월의 이틀     소나무숲과…

사진의 털 93 _ 870호 _ 2012.8 _ 성은 니미요, 이름은 뽕

        성은 니미요, 이름은 뽕       이름이 참 좋다. 컨택터스(contactus)라니.   “우리에게 연락해요!” 내지는 “우리를 찾으세요!”라는 뜻 아닌가.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영화 ‘컨택트’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나로선 이 단어 속에 미지의 냄새, 접촉의 설렘이 숨어 있는 것만 같아 반가웠다.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것, 아직은 해결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집요한 추구와…

쌍용자동차 국정조사 촉구 1천인 선언

       쌍용자동차 국정조사 촉구 1천인 선언     “회계조작과 국가폭력으로 22명이 죽었다. 진상규명을 위한 쌍용자동차 국정조사가 실시되어야 한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과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민생’을 부르짖고 있다. 그만큼 노동자민중의 삶이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민생이 벼랑 끝으로 곤두박질 친 이유가 무엇인가? 기업과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을 삶의…

“희망의 버스 사법탄압에 맞서는 돌려차기” 보고입니다.

        “희망의 버스 사법탄압에 맞서는 돌려차기” 보고입니다.           희망의 버스에 함께 올라 감동을 나누었던 승객 여러분,   지난 1년간 여전히 쌍용자동차와 재능교육,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지회 등 많은 곳에서 연대의 마음을 나누고, 서로에게 힘을 주셨던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또한 희망의 버스 사법탄압에 맞서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당당하게 대응해주셨던 기소자 여러분…

사진의 털 92 _ 868호 _ 2012.8 _ 괴뢰가 과로할 때

          괴뢰가 과로할 때         나도 안다. 무식이라는 몸뚱이에 상식이라는 팬티만 입혀 말하면, 주한미군이 전쟁억지에 지대하고 혁혁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나도 안다. 반세기 전 한반도를 피로 물들인 참화 속에서 3만 명이 넘는 미군이 귀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그들의 희생과 그들의 원조가 잿더미 위의 기적을 이루는 밑거름이 되었다는…

사진의 털 91 _ 866호 _ 2012.8 _ 사멸해 갈 수밖에 없는, 소중한, 특정부위

          사멸해 갈 수밖에 없는, 소중한, 특정부위         사진은, 그 시작부터 찬양과 저주를 한 몸에 받았다. 그 저주받은 숭배, 혹은 찬사받은 저주는 1839년 프랑스 학사원에서 사진술이 공표됨과 거의 동시에 터져 나왔다.   사진은 인간의 ‘손’을 무력감에 떨게 했다. 아무리 정교한 손도 사진의 묘사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정확한 재현이…

사진의 털 90 _ 864호 _ 2012.7 _ 그때는 모르던, 지금은 아는 남자

             그때는 모르던, 지금은 아는 남자          사진을 본다는 건, 과거를 되짚는 일이다.   운명적으로 그러하다. 10년 묵은 사진엔 10년 전의, 방금 찍은 사진엔 방금 전의 과거가 묻어 있다. 그러니까 사진을 꾸준히 ‘한다’는 건, 부단히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이고, 다소간 과거지향적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과거를 몸으로 버틴…

더위가 흐르는 풍경….

      사람이야말로 사람을 비참하게 하지만, 더위도 사람을 그리한다. 하지만 이것은 더위가 만든 사람의 풍경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더위의 풍경. 내가 휘두른 주먹에 내가 맞아 휘청대는 꼬락서니. “지구 평균기온이 3도 오르면 양서류 전멸, 포유류 반토막”이라는 경고가 뚫린 땀구멍으로 흐르는 말복의 저녁. 북한산 건너 작은 절의 배부른 견공보살은 살기 위해 말복을 견디는 게 아니라, 살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