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의 길 Paths of Patriotism

애국의 길 Paths of Patriotism 자유가 현기증나는 것이기 위해서는, 무한한 오류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자유는 선에 빠져 있는 이 세계에서 독자적인 것이 된다. 그러나 악 속에 자기를 던져넣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선에 밀착되어 선을 유지하고 강화시켜야 한다. 지옥에 떨어지는 자는 정말 자유로운 인간이 느끼는 커다란 고독에 대한 희미한 이미지와도 같은 고독을 얻게 된다.... 어떤…

이계삼에 관한 것은 아닌

    < 이계삼에 관한 것은 아닌 >     1월 23일 저녁, 밀양의 작은 식당에서 이계삼 선생과 밥을 먹었다.   짧지 않은 시간 교단에 섰던 그는, 여전히 교육운동가였지만 교직을 떠난 뒤였다. 대신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이라는 낯선 직함을 어딘가에 품고 있었다. 곁에 유동환 씨가 앉았다. 지난겨울 송전탑 문제로 시름에 젖어 음독으로 삶을 등진 일흔네살…

어리숙한 수상소감

  과분한 격려와 축하에 잠시 멍했습니다. 하루를 보내면서, 이것이 나에게 무슨 의미일까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국가가 벌인 못된 짓들을 시시콜콜 쫓아다니며 욕을 해댄 작업을, 국가가 운영하는 미술관에 번듯하게 전시해놓은 꼬락서니가 말 그대로 모순은 아니냐”고요. 맞는 말입니다. 한 때, 제가 새 수첩을 사면 맨 앞에 써놓곤 했던 문구가 이랬습니다. … “모순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그…

무능한 풍경의 젊은 뱀

  무능한 풍경의 젊은 뱀 Sneaky Snakes in Scenes of Incompetence     “우리를 공기처럼 감싸고 있는 것은, 분단만큼이나 사진이다.” 목격자에게 책무가 있다면 그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것은 기억일 수 있고, 기록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 개입일 수도 있다. “그곳에 윤리가 스며든다”고 외치는 이도 있다. 기억과 기록, 하물며 개입도 진술을 필요로 한다. 허나 진술이 진실의 반려자인가. 그들의…

다행이지만, 화가 난다. 몹시도

    그해 봄, 열한 분의 열사를 만났다.   그해 봄은 이른바 ‘열사정국’이라 불린다. 이제 막 어른이 되었는데, 나의 삶에 간섭이란 없을 것만 같았는데, 봄부터 죽음이었다. 아니, 죽임이었다. 1991년 오월, 한 청년이 백골단의 쇠파이프에 맞아 삶을 잃었다. 명색 국가의 수족인 경찰이 죽으라고 때렸겠는가만, 죽도록 때린 건 사실이었다. 타살이었다. 실수 따위가 아니었다. 허나 국가의 대답은 어떠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