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끼치는 남북연대

이 남자가 가슴에 매달고 있는 사진, 네댓살쯤 되어 보이는 계집아이가 철문 안쪽에서 엄마의 사투를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눈 앞에서 펼쳐진 삶과 죽음의 날카로운 경계는, 아이의 머리속에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 이 아이에게, 우리가 들려줄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 대체 무엇이어야 할까. 북녘에서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이 남녘, 저 멀리 제주바다 강정마을에서도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온다. 국가는, 서로를 잡아먹을…

사진의 털 77 _ 838호 _ 2012.1 _ 시인이 어때요, 라고 물으면, 그걸 왜 내게 물어요, 라고 답한다

  시인이 어때요, 라고 물으면, 그걸 왜 내게 물어요, 라고 답한다 이를테면 선수를 빼앗긴 셈이었다. 멈칫하는 사이 그가 먼저 물어왔다. 그의 물음은, 사실은 내가 그에게 물으려던 것이었다. 다만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았고, 말하지 않아도 들릴 것 같아서 꺼내지 않았을 뿐. 그의 물음은 이상하게도 울음처럼 들려서, 묻는 건지 우는 건지 헷갈렸다. 그래서인지 엉뚱한 대답을, “그걸…

국가보안법 불복종행동 – 지하철2호선

국가보안법이 제정된지 올해로 64년째입니다. 인간의 기본권인 정치, 사상의 자유를 말살하는 국가보안법을 “자유민주주의” 세력이라고 스스로를 칭하는 자들이 여전히 목숨을 걸고 옹호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64년의 역사 속에서 국가보안법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국격”을 자랑하는 이명박 정부에서도 그것은 여전합니다. 풍자나 개그 때문에 감옥에 갇혔더라라는 옛 이야기는 이 시대에도 “Fact”입니다. 트위터에서 북한의 트위터를 RT(순화어: 이적표현물 취득 반포)하고, 북한과 3대 세습을…

사라진 많은 것들이, 사라진 많은 이들이….

이 집은 오래 전에 사라졌다. 내가 그 앞에 서 있을 때도 집은 이미 반파를 넘어 사실상 완파된 채였다. 저 집이 멀쩡했을 때, 사람들이 그 안에서 저마다의 단란복잡한 삶을 어찌어찌 이어가고 있을 때, 대문 위에 걸린 가로등은 산동네 어둔 길을 노랗게 밝혔을 테지…. 집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고, 저 가로등마저 산산이 부서졌는데, 나는 이제야 저 집을 눈 앞에…

Demonstrations – Making Normative Orders

http://www.fkv.de/frontend/startseite.php Demonstrations. Making Normative Orders Demonstrations. Making Normative Orders 20 January–25 March 2012 Opening: 19 January 2012, 8 pm Frankfurter Kunstverein www.fkv.de The exhibition project Demonstrations. Making Normative Orders is a cooperation between the Frankfurter Kunstverein and the Cluster of Excellence “The Formation of Normative Orders” at Goethe University Frankfurt. The starting point is the…

듣지 않는 것이 가장 복될 일….

“인간에게 최상의 것은 무엇입니까?” “가련한 하루살이여, 우연의 자식이여, 고통의 자식이여. 왜 하필이면 듣지 않는 것이 그대에게 가장 복될 일을 나에게 말하라고 강요하는가? 최상의 것은 그대가 도저히 성취할 수 없는 것이네. 태어나지 않는 것, 존재하지 않는 것, 무로 존재하는 것 바로 그것이네. 그러나 그대에게 차선의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죽는 것이네.”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서 술 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