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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털 82 _ 848호 _ 2012.4 _ 이런 게 대한민국 해군이냐고, 묻지는 마세요

 



 


 


 


 


이런 게 대한민국 해군이냐고, 묻지는 마세요


 


 


 


의문이 쌓였다. 켜켜이 쌓였다.


 


싸늘하게 식어버린 마흔 구의 청춘을 바다에서 건져 올렸다. 여섯은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 의문의 수색과정 중 다시 한 명이 숨을 거뒀다. 그들을 도왔던 어선이 침몰해 다시 두 명이 숨졌고, 일곱 명이 실종됐다. 해군창설 이래, 최악의 사건이자, 미궁에 빠져버린 천안함 사건. 원인을 두고 지금도 격렬한 논쟁이 오가지만, 54명의 안타까운 ‘희생’을 부인하는 이는 없다. 하지만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도리어 해군 수뇌부는 승승장구했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켜켜이 쌓였던 의문 가운데, 하나가 풀렸다.


 


18분 31초짜리 녹음파일을 듣고 난 뒤였다. 해군 제주방어사령부 참모장 홍동진 대령과 강정마을 강동균 마을회장이 심야에 나눈 전화통화였다. 홍대령은 만취해 강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회장이 묻는다. “이런 게 대한민국 해군입니까?” 슬프지만, 그렇다, 이런 게 대한민국 해군이었다. 타이핑하니 원고지 27.2매 분량이었다. “김정은 위해 열심히 일하는 강회장을 존경한다”는 홍대령의 주옥같은 말씀에 구역질이, “평범한 농민으로 살게 해달라”는 강회장의 차분한 고백에 눈물이 났다. 이런 대화는 함께 들어야겠다. 두 번으로 나누고, 줄여서라도 나누고만 싶다. 대한민국 해군의 현주소가 얼마나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고통에 휩싸이게 하는지 알아야 하므로.


 


 


강정마을 회장님, 강동균 회장님 맞습니까아~. (어디십니까?)


 


아, 저는 뭐, 별고 없으시죠? (예? 어디십니까?)


 


여기 서울입니다, 서울, 서울. (서울 누구세요?) 아이구 위원장님 존경하는 사람입니다. (아, 누구시냐고요)


 


강동균 위원장님을 존경하는 사람, 사람! (그러니까 누구시냐고요)


 


위원장님, 너무 요새 고생 많으셔가지고, 격려말씀 드리려고 전화했습니다. 힘드시죠? (어디 전화 하셨어요?) 예? (어디 전화 하셨냐고요)


 


강동균 위원장님한테 전화 드렸습니다.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열심히 해주시고요. (누구신지)


 


아이구, 위원장님! 정말로 고생 많으십니다. 대한민국을 위해서 꽥! 꽥! 북한에 있는 그 김정은이를 위해 열심히 일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봐요, 내가 왜 김정은을 위해서 일을 해요?) 아니, 지금 그렇게 일하시는 것 같은데요. (누구세요?)


 


아유, 아유, 아유 저, 우리 강정마을 너무 감사합니다. (누군데 함부로 얘기하는 겁니까) 아유 모릅니다. 하여튼 거 열심히 일하시고요. 근데 나중에요. 토팽, 토팽구사! 후회할 거예요. (당신 홍대령 맞죠?) 네? (홍대령 맞죠?) 저요? 어떻게 아셨습니까? (목소리가 홍대령 같다고.) 예, 죄송함다. (그렇게 함부로 얘기해도 되는 거예요)


 


저는 홍대령이 아니고요! (그럼 누구세요. 목소리가 홍대령 맞는데. 홍동진 대령!) 저는 그 사람 누군 줄도 모르고, 단지 우리 위원장님께서 정말로 강정마을 위해서 일했으면 좋겠다는 그 말 외에는 할 말이 없기 때문에. (나 강정마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에요, 왜)


 


예, 그런 마음에서 뭐, 홍, 홍진동? (홍동진! 홍동진 대령 아니에요?) 누구요? (홍동진 대령 아니냐고요.)


 


저는 그거 잘 모릅니다. (당신 해군 맞죠?) 저는 홍동진도 모르고, 홍진동도 모르고 (몰라요?) 저는 그냥 술 한 잔 먹으면 개가 되는 사람밖에 저는 잘 모릅니다. ( … )


 


 


 


(  다음편에 이어짐 )


 


 


 


 


<씨네21> 2012.4


www.c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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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

  1. Stift says:
    2012년 5월 13일 at 3:44 오후

    깝깝하네요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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