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걸 우연 또는 필연이라 부르는 걸까.
5월 4일은, 대추리에 무장병력이 들이닥쳤던 날이다. 그날 대추분교가 무너졌다.
6월 10일은, 6월항쟁 25주년…. 공교롭게도 이 두 날은 오월 광주와 무관치 않다.
2008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쿤스트페어라인에서 열렸던 개인전 <비상국가>는 3월 1일에 시작해, 5월 18일에 마무리되었다.
3월 1일, 5월 4일, 5월 18일, 6월 10일 모두 한국 근현대사에서 고통의 기억이 담긴 분수령같은 날들…. 전시일정은 전적으로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정했던 것인데, 이런 날짜들이 잡히니, 우연 또는 필연이랄밖에….
<망각기계>는 ‘오월광주를 바라보는 오늘의 우리’에 관한 지난 6년간의 작업을 정리한 것이다.
청어람미디어에서 사진집을, 학고재에서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 <우연 또는 필연>은 사진가 강운구 선생의 1994년 개인전 제목이자, 책제목이다. 스물몇살 때, 학고재에서 열린 그 전시를 봤는데, 어느새 18년이란 시간이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