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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털 38 _ 761호 _ 2010.7 _ 밥 먹을 땐, 쏘지 마라

밥 먹을 땐 쏘지 마라


사진기와 총이 닮았다는 얘기는 숱하게 흘러나왔다.
그것의 생김새와 작동방식, 그 뒤에 숨은 욕망과 결과물의 전용까지, 촬영과 총격은 닮았다.
닮은 것을 들고, 닮은 행위(쏨 : Shooting)를 하는 찍사와 사수는 저마다의 호칭을 가짐과 동시에 같은 이름을 공유한다.
쏘는 자(Shooter).

1. 생김새 : 사진기와 총은 복잡 단순하다. 보는 장치와 쏘는 장치의 결합이다. 기초물리학에 근거하지만, 정밀기계공학으로 완성된다. 대개는 자신의 빛나는 금속성을 감추기 위해 검은 물감으로 도포된다. 그 감춤은 그것이 무엇인줄 아는 문명사회의 인간들에게 심리적 위협감을 선물함으로써 오히려 존재감을 드러낸다. 둘에게 달린 ‘방아쇠’라는 장치는 인간의 승인을 조용히 그러나 간절히 기다리는 부속이다. 그것은 물리적 장치인 동시에 심리적 장치다. 존 버거의 말을 빌리면, “둘에게 방아쇠는 단지 부속을 뜻하는 것 이상의 공통점을 지닌다.”

2. 작동방식 :
일단 봐야 한다. 시각의 확보는 찍고 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다. 보이지  않는 것도 찍거나 쏠 수 있지만, 그러지는 말자. 총알이나 필름(혹은 메모리)은 미리 장전돼 있어야 한다. 그리고 겨눈다. 짧게 관찰하거나 길게 관찰한다. 바로 쏘거나, 목표물을 따라 겨누면서 쏜다. 확인사살, 확인촬영은 권장사항이지만 쏘는 자의 상황판단에 맡긴다. 눈을 마주보며 쏘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는 은폐엄폐하거나 사진기 뒤에 숨는다. 둘은 ‘한 방의 신화’를 떠받든다. 허나 현실은 숱하게 쏴대고도 목표물을 놓친다는 데 있다. 하여 더욱 쏴댄다. 슬며시 누군가의 주머니가 두둑해진다.


3. 욕망 :
죽이거나 갖는 것이야말로 ‘쏨’의 욕망이다. 죽임으로써 갖는 것도, 가짐으로써 죽이는 것도 모두 포함된다. 헌데도 그것은 평화와 인류애, 역사와 기록, 숭고한 결단으로 포장된다.


4. 결과의 전용 :
총질은 입막음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음으로. 사진질은 가위질이다. 세상은 넓고 시간은 길어 주머니 속에 넣기 힘듦으로. 결국은 쏜 자의 말이 남는다. 쏜 자가 휘두른 세상을, 쏜 자가 재현한 세상을 우리는 본다.

허나 기이하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데, 기어이 말을 건네고 만다. 찍힌 자는 가위질 당했는데도 프레임 바깥의 시공간을 궁시렁댄다. 쏨은 말을 유발한다. 쏜 자의 말도, 맞은 자의 말도. 쏨은 돈도 유발한다. 쏜 자의 작은 주머니 뒤에, 기계 장사꾼의 채워지지 않는 주머니가 도사린다.

물론, 사진기와 총은 다르다. 사진기가 총이고, 총이 사진기라면, 뭣하러 닮은 그림 찾기를 하느라 헛눈질을 하겠는가. 사진기와 남근의 닮은 그림 찾기는 나중에. 

www.cine21.com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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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풉.. says:
    2010년 9월 19일 at 10:41 오후

    사진기와 남근이라……..
    아무데나 막 들이댔다가 큰코 다친다? ^^;
    크다고 좋은게 아니라 잘 다룰줄 알아야…ㅡㅡ;;

     Reply
  2. -.-;;; says:
    2010년 9월 24일 at 12:51 오후

    전문가라니…과찬이십니다. 사진기는 허접하고 남근은 구경도 못해 본 처지인지라… 둘 다 갖추신 전문가께 감히 까분듯하여 부끄러울따름입니다^^ 저두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어느 방면이든…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서두…좀더 분발해볼까합니다.그런 뜻에서 닮은 그림찾기 몇개 더…
    -철저히 시각적 자극에 반응하고 작동한다.
    -사실은 자기욕망적이며 때론 폭력적이면서 그것을 대상에 대한 관심 또는 사랑으로 착각하거나 포장한다.
    -소유주의 철판이 두꺼울수록 더 잘 나가는 경향이 있다.
    -쉽게 들이대기보다 절제할수록 더 아름답지 않은가?!
    근데 이 방면 은근히 떠오르는 것이 많네요…정말 전문가 자질이 있는것인가……………….;;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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