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도감 A.P reality2011/10/16 20:35


2004. 8 목동 예술인회관


"당신들 뭐야, 누가 맘대로 들어오래?"

- 우리는 작업실이 없는 가난한 예술가들입니다. 국민 세금으로 짓다가 이렇게 흉물스럽게 방치된 예술인회관 문제를 좀 알아보려고 들어왔습니다.

"누가 당신들한테 그런 부탁을 했어. 국민 세금이 어디에 들어갔는지 알기나 해? 빨리 나가!"

- 예술인들의 창작공간을 만들겠다고 지은 빌딩 아닙니까?

"누가 그딴 소리를 해. 여긴 엄연한 사유공간이야. 당신들 불법침입한 거 알아 몰라?

- 여기가 왜 사유지입니까? 세금 받아놓고, 짓겠다던 건물은 왜 짓지도 못하고, 벌써 몇 년째 이렇게 방치만 해두시면....

"아, 글쎄 그건 우리 문제니까 당신들이 간섭할 필요 없어. 안 나가? 당신들 사유재산 침범한 거 분명히 경고했어! 고발할테야."



아저씨는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양복을 차려 입었지만, 운동복을 입었다고 착각이라도 한듯 옆에 있던 각목을 들고 설쳐댔다. 아저씨의 주장에 따르면, 예술인 회관은 아저씨와 아저씨 친구들이 '사유하는' 공간이었다. 사유라니.... 어떤 사유?

아저씨는 예총의 간부였다. 간이 부었는지는 알 도리가 없지만, 암튼 간부였다.
간부님은 분명히 경고했다. 그리고 증거를 채집하기 위해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라이카였다.

저급한 우리들을 찍기엔, 그것은 너무 고급한 카메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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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싫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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